스페인에서 가족 여행을 즐기던 중 사라진 10대 영국 소년이 프랑스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이 소년은 그간 '영적 공동체'에서 살았다고 털어놨다. 현지 수상 당국은 실종이 장기간 이어졌던 만큼, 추가로 관련 조사를 할 전망이다.
1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 보도에 따르면 영국 수사당국은 지난 2017년 스페인에서 사라진 앨릭스 배티(당시 11살)를 전날 오전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에서 찾았다. 이는 그가 실종 뒤 6년 만이다.
앞서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올덤에서 산 앨릭스는 그의 어머니 멜라니, 할아버지 데이비드와 함께 스페인 말라가로 가족 여행을 갔다. 이 과정에서 앨릭스는 모습을 감췄다.
앨릭스의 법적 후견인은 멜라니가 아닌 할머니 수전 카루아나였다. 수전은 멜라니와 데이비드가 가족여행 중 앨릭스를 어디론가 데려갔을 것으로 의심했다. 실제로 수전은 멜라니와 데이비드가 앨릭스에 대해 학교에 가지 않고 '대안적 삶'을 살기를 바랐다고 주장했다.
수전은 매일 밤 손자의 생사를 걱정했지만, 이번 실종 사건에는 좀처럼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툴루즈의 한 배달기사의 기지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나갔다. 프랑스 지역신문 '라 데페쉬'에 따르면 배달기사 파이뱅 아시디니는 길을 걷는 애릭스의 행색이 특이해 말을 걸었다.
그러자 앨릭스는 4일 넘게 산길을 걸었다며, 어머니 멜라니를 떠나 영국에 있는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앨릭스는 그간 평범한 삶과 거리가 먼 '영적 공동체'에서 살았다고 주장했다. 그간 어머니가 자신을 가둔 적도, 어머니에 대한 적대감도 없지만, 할머니 수전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사연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배달기사 아시디니는 앨릭스를 인근 경찰서로 데려갔다.
앨릭스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그의 고모 모린은 영국 매체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앨릭스를 찾아 기쁘다. 그러나 앨릭스는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아직 앨릭스에게 이에 관해 묻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앨릭스의 실종 후 발표한 성명에서 앨릭스의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유괴 혐의와 관련해 수배한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현재 프랑스 당국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 측은 "안전조치 마련을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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