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매장을 때려 부수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강원 원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한 무인매장에서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에 운동복 바지를 입은 A씨가 방문해 난동을 피운 뒤 도망갔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A씨가 비틀대며 몸을 움직이다 키오스크 앞에서 계산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돌연 키오스크를 향해 발길질하더니, CCTV를 향해 서고 문신이 빼곡히 그려진 팔을 들어 보이며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렸다.
이어 A씨는 키오스크에 발길질을 퍼부었다. 상품이 걸려있는 매대를 발로 차는가 하면, 손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발로 차더니 문밖으로 버리고, 키오스크를 바닥으로 넘어트리고 그 위로 올라타기도 했다.
이에 매장 안팎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해당 매장의 점주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술 취해 계산이 잘 안돼서 그런 것 같다"며 "경찰서에 신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건이 발생하고 30분쯤 뒤, 이 점포를 찾은 다른 남성이 난장판이 된 가게 상황을 살피더니 어질러진 매장을 정리했다. 이 남성은 물건을 주워 가게 안으로 옮긴 뒤 매장 내 적혀있는 가게 주인의 연락처를 확인,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CCTV에는 주인과 통화를 마친 남성이 다시 떨어진 제품을 주워 가게 밖에 버려진 물건들을 모두 안으로 옮기는 모습도 담겼다.
이후 CCTV를 뒤늦게 확인한 가게 주인이 해당 남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자, 이 남성은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게 주인은 갑작스러운 난동 피해로 상심이 큰 와중에도 남성 덕분에 위로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피해 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A씨의 신원 파악에 나선 상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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