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억 크로스포인트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크로스포인트는 Fc 사일런싱 플랫폼인 스텔스보디를 활용해 ‘계열 내 최초’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 투자 혹한기인데도 지난 10월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Fc 사일런싱은 항체의 면역기능인 이펙터 기능을 없애는 플랫폼이다. 항체의 이펙터 기능은 우리 몸에 항체를 주입하면 일어난다. 항체의존적 세포독성(ADCC), 항체매개식세포작용(ADCP), 보체의존적 세포독성(CDC) 등이 대표적이다.
항체의약품은 억제제와 작용제가 있다. 병을 일으키는 타깃과 결합해 문제가 되는 신호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게 억제제다. 블록버스터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이 대표적이다. 허셉틴은 암세포에 발현되는 HER2를 막는 항체치료제다. 억제제에서는 ADCC, ADCP, CDC를 강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 문제는 이펙터 기능이 타깃 세포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작동할 경우다. 항체가 면역세포와 정상세포에 붙을 경우 이펙터 기능으로 인해 독성이 유발될 수 있다. 원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치료 효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펙터 기능은 작용제 항암제에서도 문제가 된다. CD40, 4-1BB, TRAIL 등의 작용제 타깃의 신약 개발사들은 이펙터 기능을 없애기 위해 Fc 사일런싱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다. 하지만 최신 Fc 사일런싱은 사용하지 못하고, 특허가 끝난 오래된 기술을 사용한다.
크로스포인트는 100% Fc 사일런싱이 가능한 플랫폼을 미국 제넨텍, 덴마크 젠맙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확보했다. 김 대표는 “스텔스보디를 젠맙, 제넨텍 기술과 각각 비교하기 위해 면역세포에 발현된 6종의 Fcγ수용체에 대한 결합력, 항체 생산수율, 물성, 반감기 등 9개 분야 실험을 했다”며 “스텔스보디는 모든 실험에서 젠맙과 제넨텍 기술에 비해 동등 또는 우월했다”고 했다.
크로스포인트는 현재 스텔스보디와 ADC의 시너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ADC의 부작용은 타깃 의존적 부작용과 타깃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구분한다. 타깃 의존적 부작용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리할 수 있다. 타깃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은 예측이 어렵다.
김 대표는 “ADC 부작용을 보면 타깃과 상관없는 장기(안구, 폐, 간, 혈액, 골수)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며 “해당 장기들은 면역세포가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작용의 심각성이 높으며, ADC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중요한 기술적 과제”라며 “스텔스보디를 적용한 항체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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