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은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서울에서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과 업무협약을 갖고 캐세이퍼시픽의 마일리지 프로그램 ‘아시아마일즈’와의 제휴를 공식화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아시아마일즈 회원들은 내년 2월부터 신세계면세점에서 구매금액 1000원당 1 마일리지를 적립받을 수 있다. 하루 4편 운항하는 홍콩발 인천행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을 탑승하는 탑승객 전원에겐 신세계면세점 쇼핑 지원금 등이 제공된다.
국내 면세업체가 해외 항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의 목표는 전 세계 약 1000만명의 아시아마일즈 회원들을 신세계면세점 고객으로 만들겠단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마일리지 제휴로 매출이 연간 1600만달러(약 208억8500만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도 전체 매출에서 개별 여행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와 비교해 30% 늘리는 것이 목표다. 실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개별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77.1%에서 올 3분기 85.0%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캐세이와의 제휴는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캐세이퍼시픽은 홍콩을 거점삼아 동남아~미주, 동북아~유럽, 대양주~유럽 노선 등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승객의 상당수를 홍콩이 아닌 다른 국적의 환승객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회원들의 국적도 홍콩·대만·동남아·영국 등 다양하다.
유 대표는 “코로나19 전 중국인 매출 비중이 85% 이상이었는데 따이궁이 대부분이었다”며 “엔데믹 이후 따이궁 매출이 줄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도 다양해졌지만 면세점이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까지 중국 정상화만을 기다릴 수 있겠냐”며 “어떻게 새로운 MD를 설정할 지 굉장히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향후 캐세이퍼시픽을 넘어 다양한 해외 브랜드와의 제휴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호텔 등 세계적인 점포망을 갖추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 업종들과도 제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확정지어서 말할 순 없지만 중국 항공사들과도 비슷한 제휴를 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캐세이퍼시픽은 신세계면세점 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다른 계열사들과의 협업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외 브랜드들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 점포도 만들 겠단 계획이다. 유 대표는 ‘캐세이퍼시픽이 거점을 두고 있는 홍콩 첵랍콕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도 관심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여러 조건이 맞다면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공항이라고 생각한다”며 홍콩 등 해외로의 점포망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내년이면 인천공항 사업장이 많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기서 비축한 힘으로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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