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행안부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특정 지자체에 기부하면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인트로는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답례품)을 살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본의 고향 납세제를 벤치마킹해 마련했다. 일본에선 지역 특산품을 알리는 것은 물론 100억엔이 넘는 지방세를 거둔 ‘시’ ‘정(한국의 군)’ 단위 지자체도 여럿 나타날 정도로 자리 잡았다.
올 들어 실적을 살펴보면 지역 간 편차가 뚜렷하다. 지난 10일까지 광역지자체 중 전라남도의 기부금 모금액이 1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상북도(51억원), 경상남도(45억원), 강원도(33억원) 순으로 기부금을 많이 모았다.
전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기초지자체 중에선 전북 고창군, 경북 의성군, 경북 안동시, 경북 경주시, 전북 순창군 등의 기부 건수와 모금액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각각 4억~5억원가량의 기부금을 받았다. 전라남도는 기초지자체별 실적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해 집계에서 제외했다.
기부금에 대한 답례품을 잘 갖춘 지자체 실적이 비교적 뛰어났다. 고창군은 풍천장어(조은장어 초벌구이), 황토배기정 고구마와 같은 특산품을, 안동시는 안동사과·소주·한우 등을 답례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답례품은 강원 춘천시의 춘천닭갈비(춘천웰빙닭갈비 2㎏)였다. 전남 담양군의 대숲맑은 담양쌀과 대숲맑은한우 1호, 전북 익산시의 탑마루 친환경·유기농 쌀, 전남 고흥군의 고흥몰 모바일 쿠폰 등이 순위권에 있다. 수백 회씩 답례품으로 선택됐다.
기부 방식도 간편하다. ‘고향사랑e음’ 웹사이트에서 답례품 목록을 살펴본 뒤 지자체를 골라 기부하면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로는 기부한 지자체의 특산품만 받을 수 있다.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답례품을 고르지 않고 내년까지 쌓아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3만원(포인트)짜리 답례품을 바로 받는 것보다 6만원, 9만원짜리 답례품이 더욱 좋을 때도 많다”고 했다.
올해분 연말정산을 받기 위해선 오는 31일 밤 11시30분까지 고향사랑e음 웹사이트에 기부를 완료해야 한다. 기부액 10만원까지는 기부자가 기부금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10만원을 넘어서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살 수 있는 포인트를 합친 혜택이 기부금액보다 작아진다. 기부금 10만원(500만원 한도)을 넘긴 돈에 대해선 16.5%로 공제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부금의 30%인 답례 포인트는 그대로 유지된다.
지자체에 50만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 16만6000원, 답례품 15만원 등 혜택이 총 31만6000원어치이고, 500만원 기부 시엔 세액공제 90만8500원, 답례품 150만원(총 240만8500원어치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수년 내 고향사랑기부제가 연말 주요 기부처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기부금의 70%는 해당 지자체 재정으로 들어가는 데다 기부액의 30%인 답례품 비용 역시 지역 특산품 농가, 제조업체로 투입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부자의 70~80%가량이 가장 혜택이 큰 10만원 기부를 선택하고 있다”며 “내년 개인 500만원 한도가 풀리고 온라인 광고와 문자 권유 등이 가능해지면 기부금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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