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하정우 NFT'로 유명세를 탄 NFT 프로젝트 '아방가르드(Avant Garde)'가 러그풀(rug pull) 논란에 휩싸였다. 러그풀은 갑자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자금을 가지고 사라져 투자자들의 피해를 야기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아방가르드는 유명 NFT 슈퍼노멀에 배우 하정우의 작품 IP(지식재산권)를 녹여 만든 NFT PFP(Profile Pictures) 프로젝트로, 운영사는 셀럽체인이다. 하정우의 출생 연도를 딴 1978개를 민팅(제작) 수량으로 정하고 홈페이지나 홍보물 등을 통해 하정우의 존재를 강조하면서 적극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은 애초 약속한 로드맵을 상당수 이행하지 않은채 최근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NFT 프로젝트 측과 홀더(보유자)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디스코드의 아방가르드 채널에서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담당자들의 활동이 끊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방가르드 NFT의 가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자들마저 종적을 감추자 홀더들은 아방가르드 프로젝트를 사실상 '러그풀'로 간주하고 대응에 나선 분위기다.
한 홀더는 "하정우와 슈퍼노멀의 협업이라는 광고에 작품 퀄리티도 마음에 들어 구매했는데 결국 러그풀로 끝난 것 같다"면서 "운영진에게 개인 메시지를 보내봤으나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홀더는 "NFT를 구매하면 사업 수익을 배분해준다고 했는데 그동안 무엇을 얻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단체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아방가르드 NFT의 가격은 민팅 시점 기준 0.1 ETH(이더리움, 당시 약 20만원)에서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가장 최근 거래가 이뤄진 10월 9일을 기준으로 0.019 ETH(약 4만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출시 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올해 내로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로드맵 대부분은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제페토, 샌드박스 등을 통한 디지털 웨어러블 자산 출시 소식을 각각 4월, 6월, 9월에 발표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들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홀더들에게 배분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홀더들은 관련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며 수익금의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젝트 출시 당시 NFT 보유자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패션 산업의 'LVMH(모엣 헤네시·루이뷔통)'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것과는 어긋나는 행보다.
올해 1분기까지 마무리 짓겠다던 로블록스, 이프랜드와의 연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웹2 및 웹3 게임과의 협업 진행 사항도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계획을 적극적으로 알려야하는 시기임에도 운영진들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홀더들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 "NFT는 역시 믿는 것이 아니다"라는 자조섞인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더해 셀럽체인은 아방가르드 작업을 맡긴 대행업체에 관련 대금 지급을 현재까지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행업체 관계자는 "작업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명확한 대금 지급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셀럽체인과 연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법조계는 NFT 프로젝트가 편취 목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후 아무런 노력 없이 잠적하는 등 고의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하드 러그풀'로 분류돼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현수 디센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하드 러그풀 여부는 피해 규모 및 인원, 판매 경위, 백서, 로드맵 이행 여부 등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된다"라며 "러그풀 피해를 봤다고 판단이 된다면 백서, 소개자료, 웹사이트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 같은 피해자끼리 연대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진의 신원을 확보하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민사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정우 소속사 측은 21일 블루밍비트와의 통화에서 "배우 하정우의 작품 IP를 일회성으로 제공만 했을 뿐 아방가르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블루밍비트는 셀럽체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임태윤 셀럽체인 대표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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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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