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2020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다가 내년 공시가를 산정할 때 사용된 올해 집값 시세 상승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보유세 부담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0.5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5년 주택공시 제도 도입 이래 가장 작은 집값 변동률이다. 내년 표준지 공시가는 올해보다 1.1%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발표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방안'에 따라 올해와 동일하게 2020년 수준의 공시가 현실화율을 적용해 산출했다. 내년 적용된 현실화율은 표준지 기준 65.5%, 표준주택은 53.6%다. 정부는 전국 표준주택 25만가구와 표준지 58만필지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서울(1.17%)과 경기(1.05%), 인천(0.58%) 등 수도권과 세종(0.91%) 표준주택 공시가는 올랐지만, 제주(-0.74%) 경남(-0.66%) 울산(-0.63%) 대구(-0.49%) 등은 오히려 내렸다. 올해 수도권과 세종 집값은 상대적으로 상승한 반면 집값이 약세를 보였던 지역 공시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준지는 세종(1.59%) 경기(1.35%) 대전(1.24%) 서울(1.21%)의 상승 폭이 컸고 제주(-0.45%)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내년 보유세는 서울 표준주택 기준 4~5%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에게 의뢰한 결과 서울 용산구 갈월동 소재 대지면적 220㎡ 다가구 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13억300만원이었지만 내년은 13억1825만원으로 추정된다. 추정 공시가는 서울 평균 공시가 상승률 1.17%를 곱해 산출했다.
이 주택의 재산세는 올해 171만5000원에서 내년 181만원으로, 종합부동산세는 16만1000원에서 18만4000원으로 늘어난다. 종부세는 보유자가 만 59세, 만 5년 미만 보유해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액공제가 없을 때를 가정했다. 도지시역분재산세와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등을 합한 총보유세는 올해 334만6000원에서 내년 350만1000원으로 약 15만5000원(4.6%) 상승한다. 표준주택 보유자가 다주택자일 경우 종부세 등 보유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표준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 안은 이날부터 내년 1월8일까지 소유자 열람과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의견이 있는 경우 의견서를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서 온라인 제출하거나 해당 표준지 담당 감정평가사(표준지) 또는 한국부동산원 각 지사(표준주택), 시·군·구 민원실(표준지·표준주택)에 서면으로 제출할 수 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