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야간약국 문 닫는다

입력 2023-12-20 18:01   수정 2023-12-28 16:24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하는 서울시의 공공야간약국이 내년 1년간 문을 닫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야간약국을 2025년부터 국가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20일 일선 자치구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각 자치구에 공공야간약국 운영사업 종료를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시는 “2024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며 기존 약국을 ‘오는 31일까지만 운영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약사법 개정에 따라 복지부가 공공심야약국 본사업을 시행하는 2025년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재개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공공야간약국은 일종의 ‘불침번 약국’이다. 시민들이 언제든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공휴일을 포함해 365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한다.

시는 2020년 9월부터 자치구의 도움을 받아 공공야간약국을 지정·운영했다. 현재 운영 약국은 총 33곳으로 구마다 1∼2곳이 있다.

제도가 점차 알려지며 시민들의 호응도 커졌다. 야간에 무조건 응급실로 향하는 대신 약국에서 전문적 약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 야간약국의 의약품 판매 건수는 2020년 4만5000건, 2021년 17만8000건, 지난해 20만3000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공공심야약국은 서울 시비 100% 사업이다. 올해 12억300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약국별로 월 300만원 안팎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세수 감소로 내년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구들은 야간 의료 공백과 시민 불편을 우려하고 있다. 야간약국 두 곳을 운영하는 A구 의약팀장은 “기존에 야간약국을 이용하던 구민의 민원이 빗발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2025년 복지부 사업으로 되살아나더라도 운영할 약국을 다시 구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서울 시내에서 밤 10시 이후까지 운영하는 약국은 총 177곳인데, 이 중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공공야간약국 33곳이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전상비의약품 중 어린이용 해열제, 종합감기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 13개 품목은 이미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편의점 7354곳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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