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한 후 도주한 10대 2명이 범행 동기에 대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불상자에게 의뢰를 받았다"고 밝혔다
20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경복궁 담장에 낙서한 임모(17)군과 공범 김모(16)양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 "SNS를 통해 불상자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그 사람이 지정한 장소에 지정한 문구를 스프레이로 기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들은 범행 전 해당 불상자로부터 10만원을 각각 5만원씩 두 차례에 나눠 받았다. 낙서 테러의 대가는 총 10만원, 인당 5만원이었다. 하지만 돈은 모두 임군이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도구인 스프레이는 임군과 김양이 직접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 이후엔 현장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 진술에 따라 범행을 의뢰한 배후를 추적할 방침이다.
임군과 김양은 연인 관계다. 이들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지난 19일 저녁 체포돼 오후 9시 30분께 종로서로 압송됐다. 두 사람은 모두 체포 직후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임군과 김양이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심리적 안정을 찾게 한 뒤 부모 입회 하에 검거 이튿날인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결론은 오는 21일 중 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체포영장 시한(48시간)이 만료되기 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 훼손 행위를 중대범죄로 엄정하게 처벌하겠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며 "피의자들의 연령과 진술 내용, 도주·증거인멸 우려, 형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군과 김양은 지난 16일 오전 1시 40분께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등)를 받는다. 이들은 담벼락에 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 문구와 함께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적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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