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0.5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주택공시 제도를 도입한 이후 19년 만에 가장 변동 폭이 적었다. 세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한 데다 올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시세 변동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지난해 5.95% 하락 이후 상승 전환했지만 상승률은 0.57%에 그치며 절대값 기준 변동폭이 역대 가장 작았다.
지역별로 서울이 1.17% 오르며 가장 많이 올랐으며 경기(1.05%), 세종(0.91%), 광주(0.79%), 인천(0.5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주가 0.75% 떨어졌으며 경남(-0.66%), 울산(-0.66%), 대구(-0.49%), 부산(-0.47%) 등은 하락했다.
내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5.91% 떨어진 데 이어 상승 전환했지만 변동 폭은 지난 10년 이래 가장 작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각각 10.35%, 10.17%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적용한 지난해 마이너스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국 지역별로도 표준지 공시지가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세종이 1.59% 올라 가장 많이 올랐으며 경기(1.35%), 대전(1.24%), 서울(1.21%), 광주(1.16%) 오르는 데 그쳤다. 제주는 0.45% 내리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머지 지역은의 변동폭은 1% 미만에 그쳤다.
올해 표준주택과 표준지의 공시가격 변동폭이 작었던 것은 현실화율을 예년 수준으로 동결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렸고, 올해 공시가격 제도에 대해 전반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내년 현실화율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공시가격에 적용된 현실화율은 표준주택이 53.6%, 표준지 65.5%다. 여기에 올해 실세 시세도 크게 변하지 않아 공시가격의 변동폭도 작게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단독주택 409만가구의 공시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대표성을 가진 표준주택 25만가구를 선정해 이에 대한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토지에 대해서도 전국 3535만필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표준지 58만필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이날 공개했다. 올해 공시지가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지를 약 2만필지 늘렸다. 이날 발표된 표준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을 기반으로 전국 시·군·구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별토지의 공시지가와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내년 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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