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여성이 파우더룸에 들어온 남성 2명과 눈이 마주치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호텔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 충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 40분께 온천휴양지 수안보의 한 호텔 온천사우나에서 어머니와 함께 목욕을 마친 뒤 파우더룸에서 알몸 상태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이때 A씨는 거울 속에서 낯선 남성 2명과 눈을 마주쳤다.
A씨와 눈이 마주친 남자들은 놀란 듯 바로 여탕 밖으로 뛰쳐나갔다. 상황을 파악한 A씨의 입에서는 뒤늦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소동 후 달려온 여직원은 A씨에게 "남성 고객들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이들이 여자 사우나로 들어간 것 같다"고 사과했다.
A씨는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수치심과 불안감에 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호텔 대표의 사과 없이 호텔 측이 보상금 100만원을 제시하며 무마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돈을 떠나 호텔 대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대표는 지금까지도 전화나 문자 한 통 없고 직원을 통해 금전으로 입막음하려고 한다"며 "남들에겐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겐 너무나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텔 측의 관리 소홀로 난데없이 알몸을 노출당한 억울함이 풀리지 않는다. 가해 남성들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민사소송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여성 구역에 들어간 남성 2명은 A씨의 경찰 신고에 따라 지난 19일 충주경찰서에 출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 이용장소 침입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실수로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사우나 예약까지 한 상태에서 실수로 여자 사우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CCTV도 확인했지만,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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