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탔는데 제 옆자리가 효리 언니였습니다. 비행기 이륙 후 언니가 먼저 말을 걸어주셨어요."
최근 'daily여니'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A씨는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가수 이효리를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간 광고 단가가 7억원으로 알려진 가수 이효리가 희소병을 앓는 유튜버를 위해 약 20분간의 영상 촬영과 업로드를 수락해 화제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을 앓고 있는 A씨는 희소병 브이로그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이 영상에서 입원을 앞두고 제주도로 1박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담았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피부의 두 개 층(진피, 표피)을 잡아주는 결합 단백질이 부족해 작은 마찰에도 피부에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희소 질병이다.
그는 "대화 중에 유튜브 이야기를 했더니 대화하는 걸 영상으로 찍자고 제안해 주셨다. 그렇게 찍게 된 영상이다. 업로드도 허락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이효리는 카메라 구도를 직접 잡으며 "내 얼굴은 지금 진짜 못생겼다. 인간은 누구나 외모 콤플렉스가 있나 보다. 나도 그렇다. 사람들이 이해 못 한다고 하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근데 결국은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는 거다. 지긋지긋하다"면서 "결국 나 자신만 나를 사랑해 주면 되는 건데 죽을 때까지 그게 될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A씨는 "난 겉모습이 이러니까 남의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고, 이효리는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어딜 가도 날 쳐다보는지 안 쳐다보는지 먼저 살피게 된다. 누가 알아보거나 쳐다보면 긴장되고 불편해진다. 너랑 비슷할 거다. 이러나저러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평범한 사람은 특별해지고 싶고 특별한 사람들은 평범해지고 싶지 않냐"고 털어놨다.
입원이 예정돼 있다는 A씨의 말에는 "병원에 오래 있으면 답답하겠다"면서도 "그렇게 안에 있을 때 오히려 긴장할 필요도 없고 마음이 편할 수도 있겠다"고 소통했다.
이후로도 계속 A씨에게 제주도 여행을 결심한 이유, 투병 과정 등에 관해 물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A씨가 "어렸을 때는 '어른이 되면 약이 나와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계속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앞으로 30년은 더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고 말하자, 이효리는 "아플 때는 아프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행복하지만 막상 안 아파지면 자꾸 욕심이 더 생긴다. 결국 나 자신만 나를 사랑해 주면 되는 것"이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환우들이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나? 나도 집에 가서 봐야지"라고 말했다.
착륙할 때가 되자 A씨를 향해 "여행 재밌게 잘하고, 입원해서도 파이팅하라"고 응원했다.
영상을 마치며 A씨는 "효리 언니와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언니가 저와 대화할 때 정말 진심의 눈빛으로 봐주고 집중해 줬다. 분명 처음 보고 굉장히 내향적인 대문자 I인 제가 속마음도 말할 정도로 편안했고 친근했다"며 "이렇게 잊지 못할 추억 만들어준 효리 언니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편 이효리는 최근 10여 년 만에 광고업계에 복귀해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의 연간 광고 단가는 업계 최고 수준인 7억원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효리가 찍은 광고 중 온에어된 브랜드는 △롯데온 △리복 △롯데렌터카 △뉴트리원 △달바 △풀무원 등이다.
기업들은 '이효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온은 이효리와 광고 캠페인을 시작한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매출과 거래액이 올해 1~9월 월평균보다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와 구매자 수 역시 10%가량 증가했으며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2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이효리에게 신제품 '펌프 패딩'을 입히면서 판매량이 치솟았다. '펌프 패딩'은 출시 후 3주간 팔린 물량이 전체 패딩 컬렉션 매출 중 60% 이상을 차지했다. 리복 측은 포털 내 '리복 패딩' 키워드 검색량 역시 전년 대비 10배 급증했으며, LF몰 내 '리복' 키워드 검색량은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가장 최근에 광고 계약 소식이 알려진 풀무원의 경우 광고에 연예인을 쓰지 않는다는 39년간의 전통을 깨고 이효리를 섭외해 주목받았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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