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앤컴퍼니 매수 특별심리 착수…'시세조종 혐의'

입력 2023-12-20 13:58   수정 2023-12-20 15:13

이 기사는 12월 20일 13: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해 특별심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이나 검찰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측의 장내매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해 시감위에 특별심리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한국앤컴퍼니와 관련한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조사하는 특별심리를 시작했다. 이와관련 전날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매매를 대행한 KB증권 삼성동금융센터와 압구정지점 등에 한국앤컴퍼니 관련 거래내역 제공을 요청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직후부터 KB증권 창구를 통한 장내매수가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다. 공개매수 첫날인 지난 5일 KB증권 창구에선 62만주에 달하는 순매수가 집중됐다. 상한가 부근에서 매수세가 쏠린 만큼 시장에선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한 시세조종 의도가 짙은 이상거래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조양래 명예회장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hy(옛 한국야쿠르트)는 KB창구를 통해 장내에서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조 명예회장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뒤 전날까지 장내에서 지분 3.99% 매입했다.

특별심리는 시세조종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시장감시 행위다. 일반심리는 시감위 시장감시부에서 자체적으로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진행하는 반면 특별심리는 사건이 중대하거나 검찰,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착수한다.

업계에선 조 명예회장과 hy, 효성첨단소재 등 조 회장의 우군이 장내에서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세에 영향을 미쳤는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카카오와 하이브의 분쟁 사례를 이번 한국앤컴퍼니 사례에 적용해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구속영장청구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격인 12만원 아래로 떨어질 때마다 수백회에 걸쳐 고가주문, 물량소진주문, 종가관여주문을 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적시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하이브가 이수만 대주주와 지분양수도 계약을 맺은 뒤 공개매수에 돌입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법무법인 소속의 한 불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해도 시세에 과도한 영향을 미쳤다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조현범 회장 측 우군의 하루하루 매입 내역을 따져 일일 거래비중, 관여도 등을 감안할 때 가격 형성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지는 심리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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