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 규모가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를 웃돌 전망이다. 당초 목표였던 200억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수출 대상국이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데다 수출 품목도 다변화돼 산업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20일 국방부는 올해 방산 수출 계약 체결액이 130억∼140억달러(약 18조 2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세계 '톱10' 방산 수출국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한 지난해(173억달러)보다 줄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폴란드에 대한 K-9 자주포, K-2 전차, 다연장로켓 '천무' 등 무기체계 기술이전 및 금융지원 문제 등 때문에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수출 대상국이 대폭 늘어 'K방산'이 질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수출 대상국이 작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올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과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유럽권역까지 총 12개국으로 3배 늘었다. 수출 무기체계도 작년 6개에서 올해 12개로 다변화했다.
작년에는 폴란드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72%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폴란드 비중이 32%로 줄어 보다 다양한 국가를 고객으로 두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올해 전년에 견줘 폴란드 수출이 감소한 것은 폴란드 측과 2차 이행계약 협상이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내년에 추가 이행계약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폴란드는 가장 중요한 방산협력 파트너임을 고려해 2차 이행계약은 폴란드 현지화 계획을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8월에 K-9 212문, 11월에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뒤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둔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금융지원 문제도 폴란드의 요구를 충족하진 못했지만 대안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내년에 추가 이행계약을 체결하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폴란드에서 최근 정권교체로 새 연립정부가 출범하며 이전 정부가 체결한 무기 도입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이어 "새 정부 발표에 따르면 방산비리에 연계되지 않는 한 최대한 기존 계약을 존중한다고 한다"며 새 정부에 한국 방위산업 도입시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내년에도 폴란드뿐 아니라 중동 권역과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등 방산수출 지원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방산 수출 규모가 올해보다 대폭 늘어난 2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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