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GS건설 대표(44)가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후 지난 두 달 동안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현장 경영'이다. 두 달 전 허 대표 취임은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라는 당면한 위기를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후 현장 경영을 통해 조직 구성원과 소통을 강화해, 사기가 떨어진 조직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대표는 지난 10월20일 취임 직후 서면으로 전한 취임사에서 현장 경영, 수평적 조직문화, 내실 강화 등을 강조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현장 경영과 소통 강화였다.
허 대표는 취임 직후 GS건설의 국내외 현장을 둘러봤다. 서울 휘경동과 이문동, 장위동 등 주요 아파트 건설현장을 시작으로 호주로 날아가 해외 현장도 챙겼다. 멜버른의 노스이스트링크(NEL) 도로공사 현장과 호주법인을 방문해 사업 현황을 파악한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회사의 중동사업 전반을 점검하고 귀국했다. 다시 국내로 돌아와 경기도 광주와 화성 동탄 등 수도권 주택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이어 지방으로 방향을 돌려 부산의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와 양정자이더샵SK뷰 주택 건설현장을 둘러봤다. 이후 부산에 있는 연어 부화 및 종자 연구 자회사인 에코아쿠아팜과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자회사인 에너지머티리얼즈의 포항 공장까지 들러 신사업 자회사들도 점검했다. 허 대표가 현장을 직접 찾아 목소리를 들은 곳은 20여개에 이른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임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지난 10월26일에는 용인 엘리시안러닝센터에서 열린 임원 워크샵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드물게 GS건설의 모든 임원들이 모였고, 허 대표는 이들 모두와 대화를 나누며 내부 조직 결속을 다졌다. 여기서도 '현장'과 '안전'을 강조하며 회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출발점이었던 검단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 직접 만나 사과하면서 피해보상안을 확정짓기도 했다. 외부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한 허 대표는 "이번 사고로 위상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며 "국민도 신뢰하고 직원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회사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셈이다.
현재는 내년 사업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 4~15일까지 2주 동안 사업추진전략회의를 통해 지난 10월 조직 개편 이후 각 사업본부별로 내년 업무계획을 보고 받았다. 여기서도 허 대표는 주요 경영진과 함께 내년 사업방향에 대해 수평적으로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사업부문의 경우 3일 동안 보고를 받으며 향후 성장동력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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