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1일 15: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내년 증시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1년 신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디오 시스템온칩(SoC) 설계 기업인 아이언디바이스는 내년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한국거래소 지정기관 두곳으로부터 A와 BBB 등급을 받아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오디오반도체가 주력인 기업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핸드폰에 오디오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다. 내년 아이폰의 최대 혁신 기술이 인공지능(AI)에 쓰이는 마이크와 스피커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기술이 주목받았다. 점차 작아지는 핸드폰 속에서 더 큰 소리를 내고, 높은 전압과 전력 아래에서도 스피커가 손상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오디오칩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빅데이터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대세론’이 꺾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는 이달 초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IPO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상장 절차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경쟁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한 뒤 대표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사피엔반도체는 오는 22일 하나머스트7호스팩과 합병안 가결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200억원 규모다. 작년 매출은 72억원, 영업손실은 28억원을 기록했다. 벤처캐피탈(VC)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공모시장 침체로 상장에 회의적인 시선이 많아 우회상장 방식인 스팩 합병을 활용했다”며 “최근 분위기를 보면 코스닥으로 직상장했어도 흥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반도체 기업이 ‘파두 사태’ 이후 가라앉은 기술특례기업의 상장 분위기를 띄울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기술특례상장은 재무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파두의 ‘뻥튀기 상장’으로 금융감독원의 심사 기준이 높아지면서 바이오 기업 등 기술특례상장제도롤 이용하는 기업이 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도체 기업 중에 적자를 보는 곳들은 시장에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작년 매출 802억원에 영업손실 41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는 높다. 지난 3월 KDB산업은행과 L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로부터 기업가치 5000억원에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IPO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 중에서 적자 규모가 크지 않는 기업들이 성장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받을지가 핵심"이라며 "시장에서 활발한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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