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제 2차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1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일청구권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불쾌함을 내비쳤다.
하야시 장관은 지난 3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제 3자 변제'방식의 해법을 언급하면서 "그 내용 중에 다른 (강제 동원 피해자 관련) 소송도 원고 승소로 판결될 경우 한국의 재단이 지급할 예정이라는 취지를 이미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 한국 측에 항의했던 만큼 이에 맞춰 한국 정부가 대응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 2부는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2건에서 원고승소 판결인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미쓰비시 중공업과 일본제철은 피해자 한명 당 1억에서 1억5000만원의 배상금과 함께 지연손해금을 유족에게 지급해야 한다.
2012년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최초로 배상청구권을 인정했다. 이에 다른 피해자들과 유족들도 용기 내 제기한 이번 소송은 '2차 소송'으로 불린다.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와 일본제철등은 지급명령 이행에 불복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한일 양국 간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 정부는 일본 가해 기업들이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당시 확정판결을 받은 15명 중 4명은 이같은 방식에 크게 반발했고 해당 기업의 재산 강제 매각을 통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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