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에스그래핀은 그래핀 응용 신소재 전문기업이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인 이관형 대표(47)가 2020년 5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15년 정도 그래핀을 연구한 연구자이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에스그래핀을 창업했다. 에스그래핀은 서울대 내에 있으며 22명의 임직원과 함께 ‘그래핀을 적용한 리튬 이온 배터리용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래핀은 우수한 전기적, 화학적, 기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무궁무진한 산업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산업별로 요구하는 특성에 맞춰 구조와 특성의 변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스그래핀은 이차전지, 반도체, 환경 분야를 그래핀이 적용될 가장 유망한 미래 산업군으로 보고 있으며, 일차적으로 이차전지용 소재에 대한 그래핀 적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 중 음극재 분야의 차세대 소재로서 주목 받는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의 10배에 달하는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용량 배터리와 EV 고속충방전용 배터리 개발에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충전 방전 과정의 큰 부피팽창 이슈로 인해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당사는 나노 기술과 그래핀을 적용하여 이를 극복한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기존의 흑연을 대체하여 모든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지는 결국 같은 부피·무게에서 누가 더 큰 에너지를 담아내면서도 안정적이고 수명이 오래가는 제품을 만드느냐에 대한 경쟁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소재 분야의 변화만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기에 많은 업체가 지속해서 신소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결국 모든 배터리셀 제조사들이 고용량의 배터리를 낮은 비용으로 제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스그래핀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 대비 용량, 초기효율, 용량 유지율 모두 최상의 성능지표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당사는 단순한 제조공정과 저렴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원가가 낮고, 건식 공정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환경 위해요소도 적습니다. 특히, 오랜 연구 경험에서 축적된 나노 기술과 그래핀 기술을 적용한 당사의 제품은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소재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음극재는 배터리셀 제조사가 직접 구매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명확한 B2B시장이라 일반 소비재의 마케팅(B2C)과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전지 제조 3사가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이기 때문에, 각 업체와 지속해서 데이터 교환을 하고 있습니다. 초도 평가를 위한 시제품을 내년 Q1에 각 제조사에 제공하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자체적으로 소재 평가는 끝났지만, 대형 제조 장비에서 나온 제품을 필드에서 검증하기 위함입니다. 대형 전지 제조사일수록 평가 기간이 길고 상용화 적용까지는 다시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국내외 중소 전지 제조사들에도 시제품을 공급하고 결과를 받아보는 병행 책을 쓰려고 합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서울대에서 박사를 마치고 삼성전자에 입사할 때까지는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시스템이 정해준 안전한 길을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만 했지, 교수를 하거나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만나던 현재의 아내가 유학을 하고 싶어 하면서, 저도 회사를 그만두고 동반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당시 아내의 학교와 가까운 곳을 찾던 중,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를 선택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래핀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는 그래핀을 들어본 적도 없던 상황이었으나, 컬럼비아대학교는 세계적으로 그래핀 연구를 이끄는 상황이어서 저에게는 굉장한 행운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자유로운 연구·창업 분위기를 보면서 가장 최신의 소재 연구를 상품화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내 연구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에 큰 희열을 느끼게 되어 서울대에 이직하면서 바로 창업하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40년 가까이 친하게 지낸 부대표와 친구들이 투자금을 모아줘 창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서울대 내에서 책상 3개가 들어갈 작은 사무실을 임대해서 시작했는데, 어느덧 기업부설 연구소도 생기고 많은 임직원과 함께 연구와 업무를 하고 있다”며 “창업이 단순히 기술의 사업화 외에도 사회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스그래핀은 작년 6월에 5군데의 투자기관으로부터 80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받았으며 현재까지 총 109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서울대학교기술지주가 사업 의지에 대한 평가를 좋게 잘해주고 과감한 시드(SEED) 투자를 결정해 줘 초기 운영자금 확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딥테크 기업이라면 필수 코스인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될 수 있도록 힘써 줬습니다. 이후 투자 유치를 위해 VC를 연계해 주거나 스타트업이 부족한 여러 가지 제도적인 부분에 대한 엑셀러레이팅을 잘 수행해 줬습니다. 초기기업이 시들지 않고 뿌리 내릴 수 있는 버팀목이었습니다.”
에스그래핀은 딥테크 소재 기업으로 22명의 임직원 중 18명이 R&D 연구원이며, 6명의 우수한 석박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C-레벨 임원에는 강기석 교수(서울대 재료공학부, 서울대 차세대이차전지센터장), 최장욱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초대 센터장)와 같은 국내외 이차전지 분야의 최정상급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여러 산업분야에서 그래핀 기반 고부가가치 핵심소재를 공급하는 글로벌 넘버원 응용소재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수요기업과 협력하여 내년에 제조공장을 착공하여 2년 이내에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0년 5월
주요사업 : 제조업(이차전지·반도체 소재)
성과 : 2023.10 대한민국 혁신창업상 수상 기업 선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2022.12 창업보육 우수기업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수상, 2022.08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선정(이종기술융합형, 투자연계형) (산업통상자원부), 2022.06 투자유치 80억원(유안타인베스트먼트, KB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JB인베스트먼트), 2021.10 투자유치 25억원(유안타인베스트먼트, KB증권), 2021.06 TIPS프로그램 선정, 2021.06 KDB넥스트원 3기·IBK창공 6기 기업 선정, 2021.04 SKC startup plus 4기 기술공모전 당선, 2020.11 투자유치(서울대기술지주, 블루포인트파트너스), 2020.10 U-테크밸리 기업선정(기술보증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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