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규모 손실 위기에 놓인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H지수 EL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2일 오전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개최한 'ELS 관련 합동점검 회의'에서 최근 지수 급락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홍콩 H지수 기반 ELS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투자자 손실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당국이 전금융권의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H지수 기반 ELS는 주로 은행권 신탁(ELT)이나 발행 증권사의 직접판매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 등에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의 판매 규모가 컸다. 지난 11월 기준 은행권의 H지수 기반 ELS 판매잔액은 15조9000억원으로 전체(19조3000억원) 82.1% 비중을 차지했다.
당국은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ELS에 문제 상품이 집중돼 있다고 판단했다. 고점 이후 올해 말까지 H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했단 점을 고려할 때 해당 발행물들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초부터 투자자 손실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H지수는 2021년 2월 1만2229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뒤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작년 10월 말 4939포인트로 저점을 찍고 소폭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달 21일 기준 5620포인트로 다시 하락한 상태다.
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이 현실화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 민원·분쟁 조정, 판매 금융사에 대한 후속 조치 등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금감원에 'H지수 ELS 대응 TF'를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TF는 금감원 은행담당부원장보를 주축으로 은 은행·금투검사국, 자본시장감독국, 분쟁조정국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H지수가 급락한 작년 4분기부터 투자자 손실 가능성 등에 대비해 H지수 기반 ELS 판매사들에 고객 대응체계 등을 마련할 것을 지도해 왔다.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12개 주요 판매사(은행 5개사·증권 7개사)에 대한 현장·서면 조사를 실시해 ELS 판매 의사결정 프로세스, 인센티브 정책, 영업점 판매 프로세스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세훈 사무처장은 "H지수 기반 ELS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불안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과 소통하며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안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향후 대응에 있어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 "향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의 위규 소지를 엄정히 파악하고,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신속하고 합당한 피해구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구제절차 마련에 힘써달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제도 개선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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