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제약·바이오주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주가의 단기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7.86% 올랐다.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도 13.0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53%)와 코스닥 지수 상승률(+2.76%)을 크게 웃돌았다. 22일 증시에서도 에스씨엠생명과학(+20.94%), 보로노이(+10.23%), 유한양행(+5.21%), SK바이오팜(+2.52%) 등이 강세를 보였다.
제약·바이오주는 널뛰는 테마주 장세 속에서도 유독 소외돼왔다. 고금리 환경에서 수익성이 저조한 신약개발 기업을 향한 투자금이 말라버린 것이다. 일부 바이오텍 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조달에 나서며 주가에 하방 압력을 불러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말로 접어들며 반등에 나선 제약·바이오주가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격적인 신약 개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은 내년 금리인하의 대표 수혜 업종"이라며 "다른 성장주들 대비 상승폭이 부진했다는 점도 강한 반등이 가능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성과가 기대되는 중소형주에 대해 증권사들은 잇달아 목표가를 높여 잡고 있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가를 기존 6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에 성공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삼성증권도 신약 '케이켑'을 보유하고 있는 HK이노엔의 목표가를 5만3000원에서 5만7000원으로 높였다.
다음달 8일부터 열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는 바이오 업계 최대 행사로 꼽힌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등이 참여한다. 내년 2분기에는 미국암학회(AACR, 4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5월), 세계내분비학회(ENDO, 6월)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제약·바이오주를 향한 기대감이 상반기 동안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KB증권은 이날 연구개발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선호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을 제시했다. 교보증권은 바텍과 유바이오로직스를 ‘톱픽’으로 꼽았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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