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실행해 주목받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는 10년이 넘는 시간과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과 임상 단계를 비롯해 엄격한 허가 절차까지 통과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확률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이에 제약사들은 공동연구, 인수합병(M&A), 라이선스인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위험 분산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뛰어들었다. 연구·개발(R&D)을 책임지고 있는 박재홍 동아에스티 사장은 올해 초 사업 계획과 관련해 "국내 전통 제약사 간 협력을 적극 검토한다"라고 밝혔다. 전통 제약사 간의 공동연구는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신약 개발에 드는 막대한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협력의 일환으로 동아에스티는 지난 10월 GC녹십자와 면역질환 신약개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만성 염증성질환을 표적 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타깃을 공동으로 선정하고 신규 모달리티로 치료제 개발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선 9월에는 HK이노엔과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K이노엔이 자체 개발 중인 EGFR(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에 동아에스티는 단백질 분해 기반 기술을 접목해 EGFR L858R 변이를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EGFR 분해제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전통 제약사와의 협력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업, 학계와 전방위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동아에스티는 바이오 벤처 기업 씨비에스바이오사이언스와 동반진단 기반 치료제 개발 및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 및 신약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작년부터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후보물질 발굴과 기전연구를 맡고 심플렉스는 인공지능 기반 활성구조 도출 및 선도물질 최적화와 예측 모델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구축을 담당한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행보는 이어진다.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매사추세츠 주립대학교 의과대학(UMass)과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매개 유전자치료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또 연초에는 미국 보스턴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적 미래 가치가 있는 기술 및 플랫폼을 발굴하고, 시장 조사 및 네트워킹 등 역할을 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특화된 분야에서 각자의 강점으로 서로 협력한다면 그 이상의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아에스티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진행해 혁신적인 신약 개발에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