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2일 16: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일제지가 SM그룹 계열사 삼라마이더스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다. 주주 반대로 관계인집회에서 부결됐지만, 법원이 강제 인가를 결정했다.
서울회생법원은 22일 국일제지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앞서 진행된 관계인집회에서 두 차례 표결이 이뤄졌지만, 모두 주주 반대로 부결이 됐던 안건이다.
강제 인가는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를 폐지해야 하지만, 이해관계인들에게 끼칠 손해가 크고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에 법원이 직권으로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는 조치다.
재판부는 “채권자, 주주, 종업원 및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고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달성하는 균형점을 찾고자 했다”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회생 계획을 인가하는 것이 회생담보권자·회생채권자·주주·근로자 기타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삼라마이더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5억원을 투자해 국일제지 지분 89.16%를 확보할 예정이다. 증자 대금 대부분은 산업은행, IBK중소기업은행, 신한은행, BNK투자증권, 시너지아이비투자, 전환사채권자 등 회생채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의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된다.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가 보유한 지분 5.7%는 전량 무상 소각할 예정이다. 최 전 대표가 가진 채권 역시 100% 출자전환이 된 뒤 소멸한다.
SM그룹은 삼라마이다스를 정점으로 건설, 해운, 제조 등 다방면에 걸쳐 계열사 81곳을 보유한 곳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M그룹의 작년 말 공정 자산 규모는 16조4620억원으로 집계됐다. SM그룹 계열사의 작년 매출은 7조7540억원, 순이익은 1조9580억원이다.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향후 국일제지의 주권 거래에도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국일제지는 지난 3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최 전 대표의 일탈 및 위법행위가 드러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최 전 대표는 당시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 이후 대출금을 갚지 못해 국일제지 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해당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최 전 대표는 경영권 매각 계약 체결 및 번복, 회생 개시 절차 전 주식 장내 매도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최 전 대표는 현재 자본시장법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다만 국일제지 소액주주연대가 항고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무자회생법 제13조에 따르면 이해관계인은 재판의 공고가 있는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 항고가 이뤄질 경우 집행정지 효력도 함께 발생한다.
소액주주연대는 삼라마이더스가 참여하는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액면가인 100원에 결정되자, 헐값에 매각된다며 반대해왔다. 지난 3월 국일제지 거래 정지되기 전 국일제지 주가는 800원이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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