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23일 발생한 불은 공장안에서 라인 배관이 파손돼 가스가 누출된 상황에서 스파크가 발생해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애초 부생가스 배관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으나 초기 조사를 거쳐 산소배관 밸브가 파손되면서 충격으로 불이 났다고 밝혔다.
불이 나자 포스코 측은 사내 문자메시지를 통해 "2고로 주변에서 불이 나 전 제철소에 정전이 발생했다"며 "부생가스 사용을 전면 중단해 달라"고 공지했다.
화재 이후 밸브 주변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이 발생했다.
또 부생가스 배관도 차단돼 발전량이 감소했다.
포스코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해 발전한 뒤 공장 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공장에서 쓰는 전기 중 한전 공급 전기가 30%, 부생가스 발전 전기가 70%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화재 이후 정전이 발생하면서 제철소 내 상당수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됐다.
포항제철소에는 제철이나 제강 등 공정별로 공장이 따로 있다.
경찰은 포스코 5개 구역 중 4개 구역에서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회사는 정전으로 설비 가동이 일시 중단되자 부생가스를 일시에 밖으로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했다.
회사 관계자는 "방산작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공장 내부에서 폭발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 주변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많은 포항시민이 불안해 했다.
검은 연기는 수㎞ 떨어진 곳에서도 목격됐다.
포스코 외부에서 육안으로 확인됐던 불길은 방산 작업 도중 나온 화염으로 화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포스코 측은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와 관련해 신속 대응반을 가동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화재 발생 보고 즉시 신속 대응반을 가동시켜 화재 진압에 가용한 장비를 총동원해 지원토록 조치했으며, 기업체 및 지역주민의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실시간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후 관련 부서에 화재 현장 주변의 환경 오염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는 등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무엇보다 근로자와 인근 주민, 소방관 등의 안전에 철저히 유념해 사고 수습에 행정력을 집중해달라”며 “포항시는 향후 포스코 조기 정상화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