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브랜드 인큐베이팅(브랜드를 키우는 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22일 경기 삼평동 와디즈 판교 본사에서 만난 소강섭 와디즈파트너스 대표는 “잠재력 높은 초기 기업이 빠르게 큰 브랜드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며 사업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와디즈파트너스는 펀딩 플랫폼 와디즈의 자회사로 금융·투자 부문을 담당한다. 소 대표는 산업은행에서 15년간 기업금융·개인금융 전략 기획 업무를 맡았다. 지난해부터 와디즈의 금융 사업 부문에 합류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 20일 와디즈파트너스 대표로 선임됐다.
와디즈파트너스는 이 과정에서 와디즈의 금융·투자 영역을 책임지는 회사다. 모회사 와디즈에서 100% 출자한 자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2019년 와디즈 플랫폼 내 사업부서로 시작해 2020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지난해 말 와디즈파트너스는 중기부의 중소기업 창업투자회사 벤처캐피탈(VC)로 등록되기도 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진행하는 민간투자 연계 매칭융자 사업 립스(LIPS) 프로그램 주관기관 중 한 곳으로, 13개 기업에 총 34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립스는 스타트업·중소상공인 등의 스케일업(몸집 불리기)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0월에는 롯데홈쇼핑과 유망한 상품을 발굴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 있는 중·소상공인 상품을 발굴해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내도록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와디즈 플랫폼 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제품들 중 일부다. 와디즈 플랫폼 내 메이커들은 새로운 스토리, 테마 등을 갖춘 제품이나 브랜드 혹은 다른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펀딩 프로젝트’ 방식으로 기획한다. 올라온 프로젝트의 소개나 시제품 이미지 등을 본 소비자들은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펀딩이 일정 금액을 넘기면 제품을 생산해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와디즈는 와디즈파트너스를 필두로 이 과정에서 ‘유망 브랜드’로 판단되거나,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정해 투자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소 대표는 “와디즈 플랫폼 내에서 괜찮은 성과를 거뒀는데도 어느 순간 흐지부지되거나 없어지는 브랜드를 여럿 봤다”며 “제대로 된 인큐베이팅을 받았다면 큰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와디즈파트너스는 이를 해소해 보겠다는 관점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적인 투자·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와디즈 넥스트 브랜드’를 시작했다. 소 대표는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은 대부분 정보기술(ICT)·바이오·테크 위주로 자금이 편중돼 있다”며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는 초기 기업들은 주로 생활에 밀접한 제품들, 지역 특산품을 가공한 제품들 등이 많다. 이런 곳들에 더 자본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찾아낸 브랜드는 와디즈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컨설팅 및 지원에 함께하겠다는 구상이다. 소 대표는 “통상 와디즈 넥스트 브랜드 프로그램으로 1억원 정도를 직접 투자하고, 연계 프로그램인 립스로 5억원 정도의 정책 자금이 나갈 수 있다”며 “상환 조건은 8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매출 기준 50억원 내외의 팀들이 저희와 함께한다면, 이들을 최소한 매출 200억원, 500억원을 올릴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도 공들이고 있다. 일본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마쿠아케’, 대만의 ‘잭잭’ 등과 협업해 1차적으로 검증을 거친 해외 메이커들이 와디즈 플랫폼 내 경쟁에 함께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메이커가 해외 플랫폼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와디즈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와디즈파트너스가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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