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특급 호텔의 발전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오쿠라, 닛코, 토요코인 등 일본의 주요 호텔 체인은 일본인들이 물 밀듯이 해외여행을 떠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글로벌 호텔의 외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국내 호텔업계에서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호텔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태홍 호텔롯데 호텔사업부(롯데호텔) 대표(사진)는 취임 후 “해외에 16번째 롯데호텔 간판을 걸라”고 특명을 내렸다.
롯데호텔은 13곳의 해외 호텔을 운영 중이다. 내년 오픈 예정인 L7 시카고 바이 롯데(가칭)와 2025년 개관 예정인 롯데호텔 소치(가칭)까지 포함하면 총 15개 점이 된다. 운영 객실은 약 4000실이다.
롯데호텔은 2010년 해외에 첫발을 디뎠다.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뉴욕, 시애틀, 시카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세계 주요 거점 도시에 롯데호텔을 열었다. 하지만 베트남(하노이, 호찌민에 3개), 러시아(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 소치에 4개) 등 특정 국가에 몰린 데다 비인기 지역(타슈켄트팰리스, 사마라, 양곤)에도 흩어져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성장성이 높은 신흥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노이 호떠이(西湖·웨스트레이크) 인근에 2025년을 목표로 시그니엘 호텔 개관을 추진 중인 게 그런 사례다. 시그니엘 웨스트레이크점이 문을 열면 최고급 시그니엘 브랜드의 해외 1호점이 된다.
롯데호텔은 해외에 총 5개의 위탁 운영 호텔을 두고 있다.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 롯데호텔 양곤, 롯데호텔 사마라, 롯데호텔 시애틀과 지난 9월 L7 브랜드로 처음 진출한 하노이 L7호텔이다.
롯데호텔의 해외 확장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필수 관문이기도 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호텔이 해외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국내 다른 호텔 상장사들과의 차별점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