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문 우주로테크 대표(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8월 우주 환경시험을 마친 뒤 초소형 위성 20개를 수주해 폐기 장치를 부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주로테크는 수명이 다한 작은 위성을 폐기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위성을 쏘아 올릴 때 양옆에 가로 30㎝, 세로 10㎝ 크기의 널빤지 모양 역추진체 2개를 붙이는 게 핵심 원리다. 크기가 작은 위성은 지구 방향으로 낙하하면 대기 마찰로 인해 깨끗하게 불타 없어진다.
이 대표는 지난해 연세대에서 위성 연구로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올 7월 첫 투자를 받고 정식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100㎏ 이하 초소형 위성은 임무가 끝날 경우 우주 공간에 쓰레기로 떠돌게 된다. 이에 대한 선진국의 규제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9월 임무를 다한 위성을 5년 내 폐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유예기간이 2년이어서, 2025년에는 의무화된다.
이 대표는 “아직 법적 해석이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의 발사체를 이용할 때나 위성 영상·통신 데이터를 미국에 판매하려고 해도 FCC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며 “현재도 FCC 주파수 허가를 못 받으면 발사체든 위성이든 쏠 수가 없는데 다시 한번 강력한 규제가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2000㎞ 이하 고도에서 운용되는 초소형 위성은 연간 2000개 넘게 발사된다. 그는 “초소형 위성의 수명은 3년 미만인데 현재 우주 공간에 떠 있는 것 중 폐기 장치를 제대로 갖춘 위성은 없어 문제”라며 “그간 우주쓰레기 시장의 수익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이가 많았는데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 시점 전후로 우주 사용 이력 준비를 마치는 회사가 규모에 상관없이 시장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사용 이력(헤리티지)은 우주산업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개념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우주 공간에서 경험을 갖춘 업체만 우대받는다. 스타트업이라도 남보다 기술 진행 단계만 빠르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2000개 초소형 위성 수주까지 성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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