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ELWR)를 처음으로 가동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7차 핵실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25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영변 경수로를 완전히 재가동할 경우 이론상 연간 15~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기존 5메가와트(MW) 원자로보다 3~4배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 1개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4kg이라고 볼 경우, 1년에 15kg을 생산하면 거의 4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에서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 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핵무기 다량 생산은 북한의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소형화·경량화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새롭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 전술핵탄두 성능 점검을 위해 7차 핵실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내년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 전후에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북한의 핵실험은 미사일 도발과 달리 6회 중 5회가 기념일 직전에 진행됐으며, 간부와 주민의 충성심을 이끌어 낼 중요한 이벤트로 삼아왔다”면서 “김정은은 자신의 생일인 1월 8일을 기해 7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1월로 예고된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관계 당국에 포착된 7차 핵실험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2024년이 되면 김정은 결심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오는 27일께 내년도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제9차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
또 미국과의 대치 상황을 강조하며 국방력 강화 방침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김정은 집권 이후 최고결정기구로 자리 잡은 기구다.
내년도 국정 방향과 관련해 군사 부문 및 대남·대미전략 윤곽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핵 능력 고도화를 재차 천명하면서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단절 선언 등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와 김정은의 발언은 내년 1월 1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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