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젠다 47’은 특이하다. 재선에 성공해 47대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며 아젠다 47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1년간 40여 편의 동영상을 올렸지만 조회수는 본인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다. 심지어 헤리티지재단이 지난 4월 발간한 보수우파 정책집인 ‘프로젝트 2025’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
아젠다 47에는 성전환을 규제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좋은 일자리로 이어지는 좋은 학교’라는 동영상을 통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야만적인 ‘성별 확인 정책을 무효화하고 모든 연방기관에 성전환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했다.
한국 입장에서도 아젠다 47은 무시할 수 없다. 한국산 제품에 미칠 영향이 큰 정책이 많아서다. 이른바 ‘보복관세’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호무역법’을 제정해 외국산 제품 관세율을 대폭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인도와 중국 등이 미국산 제품에 100%, 200%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눈에는 눈’으로 똑같이 맞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젠다 47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자동차 연비 규제 및 전기차 의무판매 비중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중국 배터리 회사가 보조금을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완성차와 배터리, 에너지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각종 사법 리스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돌풍 속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도는 견고하다. 한국으로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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