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동탄 집값 빠지는 것 아닌가요."
경기 동탄신도시가 요즘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유례 없는 '성과급 쇼크'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40만명이 거주하는 동탄에는 주변 삼성전자 화성·평택캠퍼스 임직원들이 많이 산다. 그만큼 삼성전자 실적은 동탄 체감경기·집값과 직결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1인당 평균 연봉이 작년에 비해 2200만원가량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하순에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공지한다. OPI는 매년 한 번 1월 말에 연봉의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성과급이다. 삼성전자 사업부별로 연간 실적이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지급한다. 상·하반기 두 차례 월 기본급의 100%까지 지급하는 '임직원 목표인센티브(TAI)'와는 별개다. 통상 OPI가 TAI의 수십배가량 많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올들어 9월까지 누적 적자가 12조6900억원에 달하는 만큼 OPI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DS 부문은 올 하반기 TAI’ 지급률을 역대 최저인 '월 기본급의 0~12.5%'로 책정한 바 있다.
DS 부문이 OPI를 지급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1인당 연봉은 얼마나 깎일까. 정확한 액수를 산출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올 상반기 1인당 근로소득(고정급·성과급·복리후생비 등 합계) 자료와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을 바탕으로 단순계산은 할 수 있다.
이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삼성전자의 1인당 연간 평균연봉은 1억1300만원(기본급 및 TAI 1억200만원, OPI 1100만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평균연봉(1억3500만원)에 비해 2200만원(감소율 16.2%) 쪼그라든 금액이다. DS 부문 OPI가 0이고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작년과 같은 24~37%라는 전제 조건에서 계산한 숫자다. 삼성전자가 직원에 지급하는 급여는 작년에 비해 2조원가량 증발할 전망이다. 그만큼 동탄을 비롯한 지역 경기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로 1인당 평균 기본급·TAI 합계와 OPI를 대략 추산할 수 있다. 반기보고서로 산출한 삼성전자 직원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OPI 비포함)은 2021년 9600만원, 2022년 1억200만원이다. 평균 OPI는 2021년 4800만원, 2022년 3300만원으로 산출된다. OPI 지급률은 2021년 50%, 2022년 32.4% 수준이다. 통상 연간 급여의 30~50%에 달하는 OPI를 받아왔지만, 올해는 이를 큰 폭 밑돌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