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시장만 기준으로 삼으면 알리의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2020년 건수 기준으로 16.0%인 점유율이 지난해 26.6%로 뛰었다. 올해는 30% 선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의 온라인 소매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은 지난해 24.5%였다.
중국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른 e커머스인 판둬둬가 지난해 9월 미국에 선보인 테무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가입만 하면 30만원 공짜’ 쿠폰을 배포할 정도다. 알리바바의 지난 24일 기준 시가총액은 4492억3900만달러(약 585조원)에 달한다. 판둬둬 시총은 464억달러(약 60조4600억원)를 기록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쿠팡 등 국내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으로 사전 규제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시점이 중요한 갈림길”이라며 “국내 법규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e커머스만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플법이 연말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고,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이 독점 사업자로 지정되면 쿠팡페이, 네이버페이 등의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 온플법이 자사 우대를 엄격히 금지해서다.
일부 시민단체가 온플법 제정 이유로 거론하는 개인정보 보호 이슈에서도 알리, 테무 등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리의 국내 가입자 수는 이미 600만 명을 넘었다. IT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 등 중국 빅테크의 인공지능(AI) 기술은 미국에 필적하는 수준”이라며 “특히 개인 쇼핑 습관에 최적화된 리테일 AI 기술은 중국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가성비 상품을 넘어 고가 상품군으로도 한국 시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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