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열차 노후화와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16년 만에 바다열차 운행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바다열차는 정동진역에서 삼척역까지 해안 53㎞를 달리는 4량짜리 미니 열차다. 디젤동차인 기존 열차의 잔존수명 평가 결과 노후화한 데다 안전 문제 등으로 운행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낡은 열차를 새로 바꾸는 데 드는 예산(140억원) 분담과 관련해 강릉·동해·삼척시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7년 7월 처음 운행한 바다열차는 국내 유일한 바다 경관 조망 관광열차다. 지난 16년 동안 2만1000회 이상 운행했다. 누적 이용객은 약 195만 명이다. 강릉에서 출발해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 등을 거쳐 삼척해변역에 도착한다. 모든 좌석이 바다 방향으로 배치돼 있고, 창문도 넓어 바다를 조망하는 데 특화돼 있다. 통창을 통해 동해 전경과 기암절벽, 솔밭 등을 감상할 수 있어 강원도 대표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2007년 8월 20일엔 동해안에서 휴가를 보내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가 이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 부부가 앉았던 특실 1호차 23~24번석은 이른바 ‘DJ석’으로 불렸다.
일반석과 특실뿐 아니라 가족석, 프러포즈실 등 객실 구성도 다양했다. 오붓한 쪽방처럼 꾸며진 프러포즈실은 와인과 초콜릿을 제공했다. 객실 방송으로 지나고 있는 곳을 설명해 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열차 안 DJ가 직접 사연을 받아 방송해주기도 했다. 사은행사 퀴즈, 기념 촬영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해 가족 연인 등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운행 종료 소식이 전해지자 바다열차를 타기 위해 전국에서 예매 문의가 빗발쳤다. 최근 몇 달간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전 좌석이 조기 매진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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