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사 학위 보유자 중 여성과 비정규직 박사들에 대한 임금 차별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6일 발표한 ‘박사학위 보유자의 성별·고용형태별 임금격차’ 보고서에서 국내 박사 학위 보유자의 임금 차이를 분석한 결과, 저임금 박사군일 수록 여성 임금 차별이 컸다고 발표했다.
직능연은 성별 분석을 위해 남성 박사 3600명과 여성 박사 358명의 자료를, 고용형태별 분석을 위해 정규직 박사 3757명과 비정규직 박사 237명의 자료를 활용했다.
먼저 성별로 박사학위 보유자들의 임금 격차를 분석했을 때 저임금 박사군일수록 여성 임금 차별이 컸지만 고임금 박사군에서도 유리천장 효과가 관찰됐다. 직능연이 박사학위 보유자 간 성별 임금 격차를 최하위(10분위)부터 최고위(90분위)까지를 분석한 결과, 중분위보단 양극단(저분위 혹은 고분위)으로 갈수록 교육·경력·생산성 차이 등에서 발생하는 설명되는 격차 보다는 이로는 설명되지 않는 차별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저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성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어, 저임금 박사군에서의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명확하게 관찰됐다. 밑바닥 일자리 효과는 여성들이 낮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에 막혀 있는 현상을 뜻한다. 유리천정 효과도 확인됐다. 직능연은 "고분위로 갈수록 설명되지 않는 성별 임금 차별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고임금 박사군에서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고용형태별로 박사학위 보유자들의 임금 격차를 분석하면, 비정규직의 박사들의 패널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의 약칭으로 이공계 전공)부문만을 따로 떼어내 분석하면 박사 노동시장 전체보다는 설명되지 않는 격차의 비중이 낮았다. 직능연은 "이는 정규직에 비해 불리하긴 하지만 인문사회계를 포함한 박사 전체에 비해 STEM을 전공한 비정규직 박사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그나마 양호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미 잘 알려진 유리천장 효과 이외에도 저임금 박사군에서 성별 임금 차별이 확대되는 밑바닥 일자리 효과가 나타나는 등 국내 박사 노동시장에 그동안 주목받지 않은 특이점이 존재한다”며 “국내 고급 인력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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