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올 하반기께 회복세로 돌아서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생길 공백을 메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했다. 작년 말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를 선언한 데다 통화·재정 정책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그러나 과거와 같은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 경제가 그동안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다양한 요인이 거론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였다. 개혁·개방 초기 중국의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을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함으로써 재정수입을 충당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이 땅에 도시화에 필요한 주택 및 상업용 부동산을 건설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소득 증가→부동산 수요 증가→부동산 투자 확대’라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중국 주택 가격은 그러나 작년 6월 이후 최근까지 2개월을 제외하고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에 이뤄진 과잉투자로 주택 공급은 늘었지만, 고령화 및 도시화 여력 소진으로 수요는 줄었기 때문이다. 영국 싱크탱크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주택 공급 과잉을 해소하려면 적어도 4~6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1인당 42㎡의 주거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대다수 유럽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선진국 못지않게 포화 상태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올해 중국 경제의 부진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기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을 때까지 중국 경제의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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