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26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사에서 이 대목에 가장 주목했다. 본인 스스로 총선 승리를 위한 “용기 있는 헌신”을 선언한 만큼 중진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험지 출마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게 첫 번째 관측이다. 두 번째는 총선 이후 한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관측이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면서도 곧바로 ‘미래 권력’으로 부상하는 것은 스스로 자제함으로써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당 대표나 총리 등의 자리를 맡으며 대선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79세대’(1970년대생·1990년대 학번)의 대표 주자로 ‘86세대’(1960년대생·1980년대 학번) 청산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윤석열 대 이재명’이 아니라 ‘미래세력 대 과거 운동권 세력’의 구도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내비친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 위원장은 또 ‘정교하고 박력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며 당의 정책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인구재앙 대비 △범죄와 재난에서 시민 보호 △서민과 약자 돕기 △과학기술 및 산업혁신 가속화 △자본시장 발전 및 투자자 보호 △넓고 깊은 한·미 공조 △원칙 있는 대북정책 △기후변화 대응 △청년 정책 △어르신 공경 △지역 경제 부양 등을 나열했다.
쇄신으로 생긴 공백은 다양한 인사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선의만 있다면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이 되도록 많이 모일 때 (국민의힘은) 강해지고 유능해진다”며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께 헌신할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분들을 (총선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노경목/설지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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