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현재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또 시작이다"고 비판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받던 배우 이선균의 사망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이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씨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씨의 사망에 대해 조 전 장관이 한 발언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적당히 좀 하시라. 보기 역겹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받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거론한 정씨는 "무엇을 잘했다고"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남의 죽음을 자신의 기회로 이용하는 것은 안 할 때도 되지 않았나. 7년 동안 발전이 없는 인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검수완박은 왜 한다고 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지 자아 성찰이나 하라"면서 "나도 입을 다물고 있는데 본인은 무슨 피해를 봤다고 이걸 정치에 엮어서 이러는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도 2차 가해고, 남은 가족을 못살게 구는 것"이라면서 "그 나이 정도 먹었으면 철 좀 드시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무리했다고 비판하면서 자기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또한 부당하다는 취지로 경찰, 검찰, 언론을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과 경찰은 평시 기준 가장 강력한 '합법적 폭력'을 보유하고 행사한다. 이 힘의 대상자가 되면 누구든 '멘붕'이 된다"며 "언론은 이에 동조해 대상자를 조롱하고 비방하고 모욕한다. 대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무죄추정의 원칙? 피의자의 인권과 방어권? 법전과 교과서에만 존재한다"며 "검경의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수사 권력은 책임지지 않는다. 언론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의 입시 비리 혐의(업무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와 딸 장학금 부정 수수(뇌물수수) 등 혐의로 2019년 12월 기소돼 재판받는 중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해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2020년 1월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2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 벌금 1200만원, 600만원 추징을 구형했다. 이는 1심과 같은 구형량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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