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들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단지들이 연일 신고가 경신에 나서고 있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단지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도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현장에선 거래절벽 속 착시 현상이라는 반응이지만, 집주인들 사이에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LG한강자이’ 전용 171㎡는 지난 20일 39억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2021년 8월 34억원에 거래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없던 크기다.
단지는 용산구 동부이촌동 단지 사이에서도 2003년에 지어져 재건축과는 상관없는 실거주 단지로 평가받는다. 이달 전용 210㎡가 5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고, 전용 202㎡와 203㎡ 역시 각각 52억5000만원, 53억원에 거래되는 등 크기마다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선 거래절벽에 따른 착시효과를 주의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번에 거래가 이뤄진 전용 171㎡도 매물을 보면 36억원대가 상당수 있다”며 “매물 중 최고가가 40억원을 넘었지만, 급매물을 살피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매수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은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다.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는 지난달 49억9998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 9월 43억998만원에 거래됐는데, 10월 47억2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매물 사이에선 50억원이 넘는 호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 사이에선 하락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이촌 강촌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전용 84㎡가 17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7월 22억원, 지난해 1월 21억원에 매매된 이후 한동안 거래가 끊겼다가 지난 10월 18억원에 거래되는 등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촌 한가람 전용 84㎡ 역시 지난 10월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2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도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상급지를 찾는 수요가 신고가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래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실제 매수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저렴한 가격에도 매매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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