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금융감독당국이 조치한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사건 수가 전년대비 30% 가깝게 늘어 10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증선위가 조치한 불공정거래 사건은 총 104건으로 전년대비 23건(28.4%) 늘었다.
유형별로는 아직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주식 거래 등에 이용한 미공개 중요정보이용이 13건, 주가조작 등 시세조종이 8건, 허위공시 등 부당한 수단·계획을 이용한 부정거래가 24건이었다. 이들 세 유형은 3대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꼽힌다.
이외 시장질서교란행위 3건, 기타 보고의무위반 등 56건이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의무위반 등 건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50건선을 넘겼다. 작년(38건)에 비해 47% 늘었다.
증선위는 이들 불공정거래에 대해 35건엔 과징금 부과 조치를, 21건엔 고발 조치를 했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과징금 도입을 신설하고, 과징금 기준이 되는 부당이득 산정방식을 법제화한다고도 알렸다.
현재는 미공개정보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 등 3대 불공정거래에 대해선 형사처벌만 적용된다. 부당이득 산정방식이 없어 누가 얼마나 부당이득을 취했는지를 정확히 따질 수 없다보니 처벌도 쉽지 않은 구조다. 유죄가 확정돼도 형량은 집행유예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반면 내년부터는 불공정거래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 부과를 할 수 있게 된다. 부당이득액은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으로 따질 예정이다. 부당이득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도 규정상 40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 자본시장법을 통해 불법 이익을 박탈하면 몇 년 형기만 버티고 여유롭게 생활하겠다는 한탕주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 제도)도 도입한다. 제보가 없이는 잡아내기 힘든 주가조작 사건 등에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단 제도 남용을 막기 위해 타인에게 불공정거래행위 참여를 강요하거나,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경우에는 감면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불공정거래를 한 사람에겐 10년간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을 제한하는 등 새로운 제재 수단 도입도 추진한다. 불공정거래 혐의자에 대한 형벌이 확정되기까지 수년간 기다리는 대신 즉각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올 한해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를 통한 시장질서교란, △공모규제 회피를 위한 시리즈펀드 발행, △단주매매를 통한 단기 시세조종행위 및 △블록딜 거래 과정에서의 부정거래 등 다양해진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극 적발하고 엄중한 제재를 부과했다"며 "금융위·금감원·거래소와 검찰은 앞으로도 긴밀한 공조체계를 유지하면서 자본시장 질서를 저해하는 위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제재할 계획"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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