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8일 15: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채권발행시장(DCM) 시장에서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양강 체제가 굳건하게 유지됐다. 반도체·2차전지 등 신규 투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SK그룹이 회사채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28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 부문에서 244건, 10조9684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DCM 1위를 차지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부문에서 2위, 자산유동화증권(ABS)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모든 영역에서 고른 실적을 쌓았다.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190건, 10조6558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해 2위에 올랐다. 여전채 부문에선 KB증권을 제치고 가장 많은 발행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43건, 7조1440억원어치 발행을 주관해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어 SK증권이 94건 6조9678억원, 신한투자증권이 132건 6조499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SK그룹의 회사채 발행이 쏟아졌다. SK그룹은 올해 45건 5조9850억원의 회사채를 찍었다. 지난해 28건 3조370억원을 찍은 것보다 발행량이 훌쩍 늘었다. SK하이닉스가 1조39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에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LG·롯데·한화·신세계그룹 등도 회사채 시장에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올해 회사채 시장은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난 게 특징이다. 상반기에는 기관들이 자금을 푸는 ‘연초효과’로 회사채 발행이 대거 몰렸다. 반면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 긴축 우려 등의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한산했다는 평가다.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가장 많은 주문액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5000억원 모집에 총 4조720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대 주문액이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도 1조원으로 늘렸다. 에코프로, SK온도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내년 회사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채권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금리 인하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업들이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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