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이 개점 44년 만에 매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서울 강북의 백화점 점포 중 매출 2조원을 달성하는 것은 롯데 본점이 처음이다. 에비뉴엘 신천동 잠실점은 올해 명품관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압도적인 1등 프리미엄 매장’으로, 에비뉴엘을 포함한 잠실점은 ‘초대형 복합 쇼핑타운’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내놨다.
롯데백화점은 2019년부터 고급화에 방점을 두고 본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해왔다. 2019년 ‘리빙관’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종전의 ‘남성 패션관’을 ‘남성 해외 패션관’으로 전면 개편했다. 층별 콘셉트를 재정비해 2층을 ‘마르니’ ‘셀린느’ ‘메종마르지엘라’ 등 총 30여 개 브랜드를 모은 ‘여성 해외 패션관’으로, 3층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여성 컨템퍼러리관’ ‘해외 슈즈관’ 등으로 리뉴얼했다.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데도 신경 썼다. ‘절제된 우아함’을 콘셉트로 한 본점 리뉴얼에는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참여했다. 과거 개방형 매장과 달리 각 브랜드를 독립된 공간의 박스형 매장으로 구현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충성 고객이 늘어난 것도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됐다. 올해 본점 ‘우수 고객’(연간 2500만원 이상 소비)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전보다 5%포인트 이상 늘었다.
롯데 잠실점은 올해 팝업스토어를 포함해 300개가 넘는 브랜드를 새로 선보였다. 국내 고객뿐 아니라 해외 고객에게도 유명한 브랜드를 유치해 K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지난 6월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마르디메크르디’는 롯데월드몰 내 외국인 매출 1위에 올랐다.
8월과 9월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힙’한 ‘런던베이글뮤지엄’과 ‘블루보틀’이 각각 입점했다. 유명 맛집과 소문난 디저트 등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가장 좋은 매장 및 품목으로 꼽힌다.
올해 롯데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유커(중국 관광객) 매출은 감소했지만 일본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관광객 매출이 3~4배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월드몰의 누적 방문객이 개점 3년 만에 1억 명을 넘어서는 등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잠실점이 수년 내 ‘매출 1위 백화점 점포’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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