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관광 시장의 큰 손인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해외 여행 수요가 내년에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단체여행 재개 등 해외여행객을 늘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가 가라앉은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해외여행 시장이 언제 회복될지 불확실하다”며 “해외여행 규모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70~80%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달 26일 기준 한 주 동안 중국과 미국 간 항공편의 좌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의 22% 수준에 불과했다”고 이유를 들었다.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도 “2025년 전에는 코로나19 이전의 해외여행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 위안화 약세, 높은 항공권 가격 등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국내에 머무르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은 빠르게 반등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여행 데이터 분석업체 OAG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12월 국내선 좌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1%늘었다. 반면 12월 국제선 좌석 수는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에 불과했다. 특히 여름 성수기가 포함된 올 3분기엔 국내선을 이용한 여행객이 총 1억8000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을 찾는 외국인도 줄면서 국제선 수요는 더디게 회복 중이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중국 3대 항공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동방항공의 목표주가를 2.09홍콩달러로 제시해 가장 큰 폭(17.1%)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회사의 29일 종가는 2.25홍콩달러다. 에어차이나와 중국남방항공 목표주가는 각각 5.05홍콩달러, 3.69홍콩달러로 잡아 기존 목표주가보다 각각 10.9%, 16.7% 낮췄다. 에어차이나와 중국남방항공의 현재 주가는 각각 4.940홍콩달러, 3.310홍콩달러다.
한편 중국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1일부터 프랑스, 독일 등 6개국 국민은 비자 없이도 중국 입국이 가능하게 했다. 내년 12월 31일까지 시행한다. 또 12개국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 수수료를 25%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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