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29일 "당이 싫어서 탈당한다"며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재명 대표의 사심으로 민주당에 민주와 정의가 실종되고, 도덕성과 공정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 때 DJ의 비서로, 오랜 세월 민주당을 지켜 온 당원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침몰 직전 타이태닉호'에 비유하며 "배가 대선 패배라는 유빙에 부딪혔을 때 선장도 바꾸고 배도 정비했어야 한다"며 "선장이 파국으로 배를 몰아도 선원들은 배의 크기만 믿고, 자기들만의 선상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 전 부의장은 민주당 탈당과 동시에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50년 친구 이낙연의 외로운 외침을 양심상 모른 척할 수 없다"면서 "이낙연과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은 민주당 타이태닉이 난파하면 옮겨 탈 수 있는 구명보트 역할 윤석열 정권 국정 난맥의 험난한 파도에 새로운 배를 찾는 합리적 다수의 국민을 위해 준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부의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 시기와 관련 "무한정 기다리기만 할 수 없어서 실질적으론 제가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재명 대표와 협의할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당이 싫어서 탈당하는 거라서 협의할 일이 없다"며 "민주당 원로 당원으로서 한없이 민주당을 사랑하지만, 이재명 대표 독단과 전횡으로 당이 망가져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7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가졌던 '막걸리 회동'을 언급하며 "그때 제가 알기로는 이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당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었다. 근데 거기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다"며 "눈속임을 여러 번 해서 더는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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