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이 새해 첫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보훈부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1월 이후 32년 만에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29일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실력양성운동과 외교독립운동에 매진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2024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열강들의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민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교육자이자 정치가, 언론인, 외교관으로서 독립운동을 활동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 대한국민의회 국무경, 대한민국임시정부·고려임시정부·신한민국임시정부 국무총리, 한성정부 집정관 총재 등 국내외 임시정부에서 지도자급 인사로 추대되거나 선출됐다.
또 1919년 상해임시정부, 대한국민의회, 한성정부 등을 통합한 통합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통령에 선출됐고, 구미위원부를 통한 외교독립운동을 중심으로 미 정부와 여론을 상대로 임시정부 승인을 요청하고 일제 침략 규탄 활동을 펼쳤다.
1932년 임시정부로부터 국제연맹에서 한국독립을 탄원할 특명전권대사에 임명된 후, 제네바에서 국제연맹 회원국 대표들과 일본의 만주침략을 규탄하는 외교활동을 벌였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하와이에서 워싱턴으로 이주한 뒤 일본을 제압하지 않으면 미일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는 ‘일본내막기’(Japan Inside Out)를 저술했는데 일본의 진주만 침공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1942년 한인자유대회를 개최하고 한미협회를 설립했으며, 1945년 국제연합 창립총회 한국대표단 단장에 임명되는 등 1945년 8월 광복까지 임시정부 지원과 재미한인 외교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정부는 이러한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49년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이번 발표와 관련해 "매우 늦었지만 뜻깊은 결정이고 역사 정상화의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을 꾀하다 3·15 부정선거를 감행하고 국민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다 결국 4·19혁명으로 심판받아 하야한 독재자라며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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