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 의장과 만나 20여분간 대화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품격과 상생의 기본 정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 평소 존경해왔다"며 "충돌이 없을 수 없는 시기이지만 그런데도 공통점을 잘 찾고 대화와 타협 정신을 더 배우겠다"고 인사했다.
김 의장은 "선거를 앞두고 당의 혁신을 이끄는 비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공직에 몸담았던 한 위원장에게 '정치인과 공무원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국회의원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야당 의원들과 종종 설전을 벌였던 점을 고려해 조언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나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건 똑같지만, 정치라는 건 적어도 20만, 30만의 국민이 선출한 사람들로 회의체를 구성해서 모든 일을 결정해 나간다는 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내가 상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 뒤에는 20만~30만명의 눈동자가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늘 상대방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 위원장은 "좋은 말씀 잘 기억하면서 공부하겠다"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김 의장은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내년 1월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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