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우정사업본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최근 전국우정사업노동조합연맹(우정연맹)이란 신규 단체를 출범하고 초대 위원장이 됐다.
우정연맹은 우정사업 분야 종사자들이 모인 노조인 △우정노조 △우체국물류지원단 노동조합 △전국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조합 △한국우편사업진흥원 노동조합 △우체국FC 노동조합 등 다섯 개 단체를 아우르는 상급단체다. 우정노조가 2만7000명으로 가장 크고 나머지 노조는 모두 합쳐 2200명 규모의 군소 노조다. 우정노조는 한국노총과 우정연맹 두 상급단체에 속해 양쪽에 모두 회비를 낸다.
우정연맹은 노조원에게 연맹비 형식으로 월 2300원을 받을 예정이다. 총금액만 연 7억4000만원으로 이 위원장 월급 등 연맹 활동비로 쓰인다.
노조원 사이에선 우정노조 등 기존 노조 집행부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옥상옥’ 구조의 상급단체가 추가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우정연맹이 이 위원장의 정년 연장을 위해 출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965년생인 이 위원장은 오는 3월 예정된 우정노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만 60세인 우체국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서다.
하지만 나이와 연임 제한이 없는 우정연맹 위원장은 계속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정년이 없는 우체국FC 노조로 소속을 옮긴 뒤 그 상급단체의 위원장이 되는 형식”이라며 “이 위원장이 우체국FC 노조로 옮기면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체국FC 노조는 우체국에서 보험 판매 등을 하는 보험관리사들이 모인 노조다.
우정연맹 설립과 위원장 선출 과정도 제대로 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장 주도로 결성된 우정연맹은 대의원 60명의 투표로 위원장을 선출한다. 우정노조가 2만7000명 조합원 모두가 투표권을 갖는 직선제로 위원장을 선출하는 것과는 다르다. 우정연맹은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처장 등 핵심 인사도 위원장의 추천을 받아야 출마할 수 있다. 사실상 위원장이 집행부를 장악하는 구조다.
우정연맹은 노조의 대정부 투쟁력 강화를 위해 상급단체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정연맹에 속한 다섯 개 노조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어 우정연맹을 설립했다”며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신설했고 새 자리를 만들기 위해 연맹을 조직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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