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면허 취득과 도로 위 안전 제고, 환경 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예정돼 있다. 반드시 숙지해야 하는 내용부터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소식까지 새해 달라지는 자동차 관련 제도를 정리했다.
먼저,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제제를 강화한다. 하반기부터 상습 음주 운전자를 대상으로 음주 운전 방지 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법률이 시행되는 것. 지난해 10월 국회를 통과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음주 운전자가 5년 이내에 또다시 음주 운전으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경우 추후 면허를 재취득할때 '음주 운전 방지 장치 부착 조건부 운전면허'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해당 면허를 받게 되면 운전면허가 박탈된 기간과 동일한 기간동안 차에 음주 운전 방지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운전자는 차에 설치된 장치에 호흡을 불어넣는 등의 방법으로 음주 상태가 아님을 인증해야 시동을 걸 수 있다.
미국, 호주, 캐나다,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 이미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효과가 높아 국내에도 올해부터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연 2회 장치 작동 여부와 운행기록을 경찰에 확인받아야 하며 음주운전 전력자는 방지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차를 운전할 경우 무면허 운전에 준하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도로 위 환경 개선에도 앞장선다. 1월1일부터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어린이 통학버스와 택배용 화물차로 경유차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택배용 트럭이나 어린이 통학 버스를 신규 등록하려면 하이브리드나 LPG, 전기차만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연간 약 15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1톤 트럭 주력차종이 LPG로 전환됨으로써 대기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제조사에 따르면 LPG 트럭이 10만대 판매될 경우 연간 1만㎞ 주행 시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1.6만톤, 질소산화물(NOx) 106만톤을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운전면허 허용 범위도 늘어난다. 하반기부터 1종 보통 자동 운전면허가 신설돼 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그 동안 11~15인승 승합차나 4~12톤 화물차를 운전하기 위해 1종 보통 운전면허가 필요했다. 그러나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차가 일반화됐음에도 수동 면허를 취득해야 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경찰청은 올해 하반기 중 '자동변속기 조건부 1종 보통 면허'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소지한 사람은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15인승 이하 승합차, 12톤 미만 화물차, 10톤 미만 특수차, 3톤 미만 건설기계를 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시험용 차가 트럭인 만큼 취득 과정에서 난이도가 높고 학과 시험 합격점도 70점으로 기존 1종 보통과 동일(2종 보통은 60점)하다. 또 기존 1종 보통 면허 소지자와 마찬가지로 10년 주기로 면허증을 갱신해야 하며 적성 검사도 받아야 한다. 기한 내 받지 않을 경우 면허가 취소된다. 법령 개정 및 전국 운전학원의 시험용 차량 교체 등 사전절차가 필요한 만큼 단기간 내 전면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일부 면허시험장부터 우선 시작하고 사설 운전학원은 자체 준비를 거쳐 2025년부터 본격 실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반 운전자의 자율주행차 관련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신규 면허취득자를 대상으로 자율주행차 교통안전교육 과목을 추가한다. 미래 모빌리티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운전자의 역량을 높이고 이해도를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운행에 대비해 2025년까지 안전 운행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하고 검증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가족 배려 주차장을 새로 정한다. 서울시가 상반기까지 시, 구 공공주차장 내 여성 우선 주차장을 가족 배려 주차장으로 변경한다. 민간 주차장 2,300여개소 4만5,000여면에 대해서도 전환을 유도한다. 가족 배려 주차장은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생 위기와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이용 대상은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미만인 임산부, 6세 미만 취학 전 영유아, 고령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이용이 불편한 사람 및 이들과 동반한 사람 등이다.
기존 여성 우선 주차장은 사각이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승강기 계단과 가까워 접근성 및 안전성이 확보되는 곳에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승하차시 차 문을 활짝 열어야 하는 영유아용 카시트 이용 시민이나 넓은 구역에서 천천히 하차해야 하는 노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참고로 주차선은 흰색 바탕에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할 예정이며 설치되지 않은 곳이라면 기존 여성 우선 주차장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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