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대규모 방산계약, 연말에 몰리는 까닭은

입력 2024-01-01 10:09   수정 2024-01-01 10:10



연초와 달리 연말은 방산업체들의 수주 계약이 제일 많이 몰린다. 수주 계약이 연이어 체결되면서 사업 부서뿐 아니라 공시 담당 부서들 모두 쉴 틈 없이 바쁜 달이다.

1일 기준 국내 방산업체가 공시한 지난달 12월 공급계약 체결 건을 보면 한화시스템 8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건, LIG넥스원 6건, KAI 3건이다. 제일 많은 수주계약 건을 공시한 한화시스템의 수주계약 액수 총액은 약 1조2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57.1%에 달한다. 공시된 LIG넥스원의 12월 총 수주계약액은 1조6238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매출의 68.1%에 해당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2월 계약한 1건의 계약만 약 3조4475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의 5% 이상인 계약만 의무공시 대상이라 실제 12월에 맺어진 계약은 이보다 더 많다"며 "계약국인 상대국 정부가 한국거래소에 국가 기밀과 보안상의 이유로 공시 보류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 조 단위 굵직한 계약들이 다 몰리는 이유는 해당연도 12월 말 기준까지로 돼 있는 국방예산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년 안으로 빨리 계약을 처리할 수 있으나 방산업계 계약 구조상 이는 어렵다. 1월 초부터 업체 선정 공고를 한다 해도 심의까지 짧게는 3개월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 이 사이 유찰, 업체들의 이의제기, 국회 보고 등으로 시간이 더 길어지면 10~12월까지 가는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늦어서 부랴부랴 12월에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방산업체들이 방사청과 사업 계약을 연초부터 진행한다고 해도 연말 계약까지 사실 빠듯하다"며 "연내 계약 못하는 경우 정부는 국방 예산을 우선 집행되고 있는 기존 사업에 좀 더 할당하는 '전용'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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