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공항을 통해 출국한 국제선 여객 수(공항 이착륙 승객 수)는 지난해 대비 14.8% 증가한 약 7800만 명이 될 전망이다. 2019년과 비교해서는 약 1300만 명 적은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는 장거리 여행이 중·단거리 여행보다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등 장거리 지역의 여행 회복이 엔데믹 기간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지역보다 더디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저 영향으로 근거리인 일본 여행 수요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고환율, 고유가로 항공권 가격이 올라 국내 소비자가 장거리 여행을 부담스럽게 느낀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 인하 기조가 본격화하면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장거리 여행 부담도 덩달아 줄어들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장거리 중심의 수요 증가에도 올해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 수는 거의 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국내 항공사들의 운영 항공기 대수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총 18대 늘어난 358대가 될 전망이다. 대형기는 단 1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형기는 17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를 중심으로 항공기 제작 지연이 심각한 데다 일부 국내 항공사가 A330을 중심으로 노후 항공기를 퇴역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23년 보잉 B787 6대와 유럽 에어버스의 신형 A321네오 10대 등 항공기 총 16대를 도입할 방침이었으나 그해 9월 기준 A321네오 6대만 들여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 항공기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장거리 노선의 좌석 부족이 계속돼 항공권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2월 22일 1254.99를 기록했다. 작년 내내 800~1100선 박스권에 머물다가 다소 오른 모습이다. SCFI는 통상 1000을 손익분기점으로 삼는다. 지난해 초 5000을 넘으며 해운업이 호황을 맞았지만 올 들어선 맥을 못 추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박 공급 증가가 겹친 영향이다. HMM은 원가 절감을 통해 900선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췄지만 현 상태가 장기화하면 큰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해운업황은 단기간에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엔 신조선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로 메탄올 연료를 쓰는 컨테이너선 발주가 늘어 신규 공급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선사들이 투입 선복을 감축하는 등 시황 하락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2026년까지 시황 악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올해는 선박 공급 증가에 따른 운임 하락이 나타나지만 선사들이 여전히 공급을 조절할 만한 여력이 있어 운임 하락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석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팀장은 “작년엔 물동량이 0.5%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올해는 두 해 연속 감소한 미주노선 물동량이 증가로 돌아서면서 물동량 증가율이 3.7%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머스크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5억2100만달러로 1년 전(88억8000만달러)보다 94% 급감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1만 명에 달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알뜰폰 회선 수는 1544만 대를 기록했다. 국내 이동통신 회선 수(8335만 대)의 18.5%를 차지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3.9% 증가했다. 알뜰폰이 통신 3사 위주의 시장을 견제할 대항마로 매섭게 덩치를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1700만 대 넘게 회선을 늘려 주류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알뜰폰의 성장 요인은 ‘가성비’로 꼽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알뜰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사실상 삼성전자와 애플로 한정된 가운데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5세대(5G) 이동통신 위주로 시장이 흘러가면서다. 비싼 스마트폰을 약정 없이 자급제로 장만하는 대신 통신 3사보다 요금이 약 30%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게 합리적이라는 입소문이 나고 있다.
알뜰폰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정부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의 일환으로 ‘알뜰폰 활성화’에 신경을 쏟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알뜰폰 사업자에게 반드시 망을 제공하도록 하는 ‘알뜰폰 망 도매제공 의무제도’(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가 상설화됐다. 정부는 올해 알뜰폰에서도 더 저렴한 5G 요금제가 출시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은 통신 3사엔 위협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더구나 통신 3사는 정부 주문에 따라 올해 1분기에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 구간을 신설하기로 했다. 청년·고령층·온라인 등 5G 요금 체계를 더 촘촘하게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익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플랫폼시장 경쟁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생성 AI 시장에서도 주도권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선보인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쇼핑·지역상권 서비스 등과 연계해 기업과 소비자 간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색 광고 시장에서도 AI 도입을 통한 서비스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개소하며 생성 AI로 B2B 사업을 전개할 기반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운영 비용이 저렴한 경량 LLM을 활용해 분야별로 특화한 AI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채팅 앱인 카카오톡에서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살리면 광고 부문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업계 전망이 나온다.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올 3월 카카오 대표 선임에 앞서 내놓을 사업 전략이 무엇인지도 주목할 만하다. 한컴도 업무용 프로그램에 생성 AI를 결합한 서비스를 상반기 출시한다.
넥슨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나빴던 게임업계는 대규모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쓰론앤리버티’의 해외 버전과 ‘프로젝트G’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카카오게임즈는 ‘ROM’과 ‘가디스오더’ 등을 선보인다. 크래프톤, 위메이드, 스마일게이트 등도 신작 출시가 예고돼 있다. 상반기보다는 신작 출시 일정이 몰려 있는 하반기가 게임업계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콘텐츠 제작용 생성 AI 도구를 공급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
네오위즈가 지난해 게임 ‘P의 거짓’으로 호평받은 비디오게임 시장도 게임업계가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강미선/정지은/이주현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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