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02일 13: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채권발행시장(DCM) 시장 1위를 넘어 글로벌 DCM 시장에서도 톱 티어(Top-tier)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계획입니다.”
주태영 KB증권 신임 IB1총괄본부장(전무)는 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올해 대기업 자금 조달을 총괄하는 IB1총괄본부장으로 부임한 주 본부장은 DCM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1994년 쌍용증권에서 시작해 채권 시장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고 이후 KB증권이 DCM 강자로 군림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KB증권은 지난해도 DCM 시장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가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 부문에서 244건, 10조9684억원어치 거래를 주선해 DCM 1위를 차지했다.
주 총괄본부장은 “단독 주관보다는 대규모 주관사단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DCM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기업들과 접촉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발행량뿐 아니라 발행 건수를 늘리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은 DCM 딜로는 지난 7월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을 꼽았다. KB증권 주도로 국내 최초 공모 SLB 발행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가 SLB를 도입한 이후 실적이 없던 SLB 거래의 물꼬를 튼 사례로 평가된다. SLB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금리 인센티브가 반영되는 채권이다.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낮은 이자율이 유지되고,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이자율이 높아진다.
주 총괄본부장은 “ESG채권부터 신종자본증권, 동산담보부채권, 캠코보증담보부사채까지 DCM 영역에서 최초 타이틀은 줄곧 KB증권의 몫”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도전 의식이 오랜 기간 DCM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올해 DCM 시장은 예년에 비교해 완연한 봄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게 주 총괄본부장의 관측이다. 특히 기관 자금 집행이 재개되는 연초에 회사채 투자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 총괄본부장은 “올해 금리 인하가 본격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초부터 DCM 강세가 올 것”이라며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여부나 4월 총선·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등 변수가 산적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DCM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새로운 목표다. 외국계 IB가 주도하는 글로벌 DCM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구상이다.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2년 연속 글로벌 DCM 부문에서 가장 많은 주관 실적을 쌓았다.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의 외화채 발행을 주관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제지업 시장점유율 1위인 인도네시아 '아시아 펄프&페이퍼 그룹' 계열사의 김치본드(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외화표시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기우 KB증권 이사가 이끄는 IB1본부 기업금융2부에 글로벌DCM팀을 신설한 뒤 2년 만에 낸 성과다.
주 총괄본부장은 “기획재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주관을 따내는 등 장기적으로 KB증권이 글로벌 DCM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체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DCM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도 일부 개편한다. 대기업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기업금융 부서를 총 3부에서 4부로 늘린다.
주 총괄본부장은 “대기업 조달을 담당하는 부서를 한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부서 개편의 핵심”이라며 “DCM 시장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기업금융전담역(RM)의 역량 강화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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