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는 3일 CEO(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내부 후보 8명을 ‘평판 조회 대상자’로 선정했다. 후추위는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스스로 포기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최 회장은 그동안 ‘3연임 도전’ 여부를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후추위를 구성한 뒤에도 잠행은 계속됐다. 현직 회장이 말을 삼가자 업계는 “사실상 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빠진 건 후추위가 ‘최 회장의 3연임은 안 된다’는 정부의 의중을 감안해 제외했거나, 최 회장이 분위기를 감지하고 포기했거나 둘 중 하나란 해석이 많다. 문재인 정부 때 선임된 최 회장은 현 정부와 불편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최대주주(지분율 6.7%)인 국민연금공단의 김태현 이사장이 선출 절차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게 이를 방증한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장 선임 절차에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기존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며 “최 회장이 제외된 것과 무관하게 선임 절차를 꼼꼼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7월 취임해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은 임기 중 포스코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포스코퓨처엠을 키우는 등 ‘철강회사’였던 포스코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2차전지 소재 등으로 다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이 3월 물러나면 박태준 초대 사장을 제외하고 연임 임기를 끝마친 첫 포스코 CEO가 된다. 2000년 민영화 이후 선임된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회장 등은 모두 중도 사퇴했다.
이제 경제계의 관심은 누가 차기 회장이 되느냐에 쏠려 있다. 경제계에선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 3명(정기섭 사장, 유병옥·김지용 부사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 5명(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이시우 포스코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한다.
후추위는 외부 전문 기관에서 평판 조회 결과를 받아 오는 10일 내부 후보자를 결정한다. 현재 모집 중인 외부 후보 평판 조회 결과를 더해 17일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확정한다. 이달 말 이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추린 뒤 다음달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김재후/류병화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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