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위태로워 보일 수 있지만,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서울 양재동 본사 대신 기아 오토랜드 광명2공장으로 ‘출근’했다.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재탄생한 바로 그 공장이다. 정 회장이 이곳을 찾은 건 그룹 신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올해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연 오프라인 신년회에서 정 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경쟁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혁신을 통해 전기차 성장세 둔화 등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여러 우려를 씻어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룹사 임직원 4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노타이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정 회장은 “광명을 시작으로 울산과 미국 등지로 이어질 ‘전동화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광명2공장을 시작으로 미국 조지아주와 울산에서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각각 올 10월과 내년 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출용 내연기관차를 주로 생산해온 이곳을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변신시켰다. 오는 6월 가동에 들어가 현대차그룹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기아 ‘EV3’를 생산할 예정이다.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광명공장을 찾은 정 회장은 이날 EV3 생산라인을 돌아보며 준비 현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 성적표에도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건 곧 정체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꾸준한 혁신을 위해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격려해줘야 한다”며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신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수소와 소형 원자로 등을 통한 청정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꼭 집어 강조했다. 오는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현장에선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의료 분야를 중점적으로 둘러보겠다고 했다.
정 회장의 뒤를 이어 송호성 기아 사장과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 사장, 김흥수 글로벌전략오피스(GSO) 부사장이 무대에 올라 분야별 새해 전략을 설명했다.
빈난새/배성수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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